예수를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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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소개03장 / 15쪽
목자들의 경배(Adoration of the Shepherds)(1612-1614), 후안 바우티스타 마이노(Juan Bautista Maíno) — 성탄 미술 작품, 예수를 바라보다

목자들의 경배(Adoration of the Shepherds)(1612-1614), 후안 바우티스타 마이노(Juan Bautista Maíno)

이 그림은 예수 탄생 직후 목자들이 아기 예수를 경배하는 장면을 매우 극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마이노가 이탈리아 유학에서 돌아온 직후 시기의 작품이라, 카라바조와 카라바조 계열 화가들의 강한 영향을 아주 선명하게 보여주는데 17세기 초 스페인 회화 특유의 강한 명암과 사실성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어둠 속에서 인물과 피부, 천이 갑자기 빛나는 듯한 극적 명암 표현은 초기 바로크 회화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화면 전체가 위아래 로 강하게 나뉘어 있는데, 아래는 인간 세계이고 위는 천상의 세계처럼 보입니다. 가운데에는 아기 예수가 흰 천 위에 누워 있습니다. 몸은 아주 작고 연약하지만, 화면의 중심은 완전히 그에게 집중된다. 요셉은 몸을 굽혀 아기의 손에 입을 맞추고 있고, 마리아는 두 손을 모은 채 눈을 감고 기도하듯 앉아 있습니다. 그녀의 푸른 망토는 어두운 공간 안에서 더욱 깊고 선명하게 보입니다. 왼쪽의 목자는 갑자기 놀라 달려온 듯한 자세를 하고 있습니다. 몸은 앞으로 기울어 있고 손은 가슴 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얼굴에는 놀라움과 경외가 동시에 느껴집니다. 아래쪽에는 젊은 목동들이 앉아 있는데, 한 사람은 피리를 들고 있고 다른 사람은 양 곁에 몸을 숙이고 있습니다. 개 한 마리가 바닥에 둥글게 웅크려 잠든 모습도 보입니다. 이런 동물과 소도구 묘사가 장면을 매우 현실적으로 만듭니다. 위쪽 하늘 부 분은 완전히 다른 세계처럼 묘사되고 있습니다. 거대한 구름 사이에서 천사들이 몸을 숙여 아래를 바라봅니다. 날개는 독수리처럼 크고 무겁습니다. 한 천사는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키고 있고, 다른 천사는 구름을 붙잡듯 몸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화면 중앙에서는 작은 천사가 아래로 내려오며 인간 세계와 천상 세계를 연결하는 듯 보입니다. 빛의 방향도 독특합니다. 일반적인 자연광이라기보다 초자연적 빛처럼 보입니다. 아기 예수 주변 피부와 천은 밝게 빛나고, 위 천사들의 몸에도 금빛 하이라이트가 스칩니다. 그러나 마구간 안쪽과 배경은 어둡고 깊은 그림자로 잠겨 있습니다. 이 강한 명암 대비 때문에 장면 전체가 연극 무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소와 나귀는 예수 뒤편 어둠 속에서 얼굴만 드러내고 있는데 동물들조차 조용히 탄생을 바라보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나무 기둥과 거친 목재 구조물은 현실적인 농가 공간을 만들지만, 동시에 위의 천상 장면과 강한 대비를 이룹니다. 인물들의 근육과 몸은 매우 입체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특히 아래쪽 목동들의 다리와 팔은 조각처럼 단단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르네상스 이후의 고전주의적 영향과 바로크 초기의 극적 감각이 함께 섞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