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들의 경배(Adoration of the Shepherds)(1615-1620) , 후안 바우티스타 마이노(Juan Bautista Maíno)
마이노의 또 다른 목자들의 경배 그림에서 목자들이 아기 예수를 찾아와 경배하는 장면을 따뜻하면서도 극적인 분위기로 그렸습니다. 마리아는 붉은 옷 위에 짙은 푸른 망토를 두르고 조용히 아래를 바라복 있는데 얼굴은 매우 희고 부드럽게 빛납니다. 그녀는 한 손을 가슴에 얹고 다른 손은 아기 쪽으로 내밀고 있는데, 마치 자신의 아들을 세상에 보여주는 듯한 자세입니다. 아기 예수는 짚 위 흰 천 위에 누워 있습니다. 몸은 아주 작고 연약하지만 역시 화면 안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주인공입니다. 주변 인물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 집중 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아기가 아니라 신적 존재라는 느낌을 만들기 위해 빛이 중심 역할을 한 것입니다. 오른쪽 아래의 젊은 목자는 무릎을 굽힌 채 가슴에 손을 얹고 있습니다. 얼굴에는 놀라움과 경건함이 섞여 있습니다.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있고, 옆 바구니에는 달걀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소박한 선물은 목자들의 가난한 삶을 보여줍니다. 뒤쪽에는 양을 어깨에 멘 목자가 들어와 있습니다. 다른 남자들은 모자를 벗거나 손을 모은 채 조용히 경배하고 있습니다. 왼쪽 아래에는 커다란 개가 한 마리 있습니다. 개는 화면 속에서 매우 현실적인 존재로 묘사되며, 일상의 농가 분위기를 만듭니다. 뒤편 마구간에는 소와 나귀가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이 동물들은 예수 탄생 장면에서 전통적으로 등장하는 존재들이지만, 여기서는 거의 살아 있는 농장 동물처럼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위 하늘에는 구름 사이로 천사들이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천상 세계가 인간 세계 위에 열려 있는 듯한 장면입니다. 배경 풍경은 멀리까지 이어지는데 어두운 하늘과 강, 작은 도시 풍경이 보이며 밤의 차가운 공기와 조용한 새벽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그러나 중앙의 아기 예수 주변만은 따뜻한 빛이 감돕니다. 카라바조풍 명암과 스페인 바로크 초기 특유의 부드러운 경건함이 함께 느껴지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