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탄생, Nativity(1315–1320년경),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 및 공방,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 하부성당 소장
조토의 《예수의 탄생》은 예수께서 세상에 오신 순간을 소박한 마구간을 중심으로 펼쳐 보입니다. 화면 한가운데 짙은 푸른 옷을 입은 마리아가 갓 태어난 아기 예수를 두 손으로 안아 바라보고 있으며, 그 뒤로 소와 나귀가 조용히 아기를 향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왼쪽 아래에는 요셉이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마구간 아래에서는 두 여인이 갓 태어난 아기를 씻기고 돌보고 있습니다. 성경에 직접 기록되지 않은 이 장면은 중세의 외경과 오랜 성탄 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신적인 탄생과 지극히 인간적인 일상의 모습을 한 화면 안에 담아냅니다. 오른쪽에는 양 떼를 지키던 목자들이 서 있고,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그들에게 예수의 탄생을 알립니다. 마구간 위의 짙푸른 하늘에는 수많은 천사가 두 손을 모으고 탄생을 찬양합니다. 화면 가장 위의 별에서 내려오는 가느다란 빛줄기는 마구간을 향하며, 초라하고 작은 장소가 바로 거룩한 사건의 중심임을 드러냅니다. 땅에는 목자와 짐승들이 있고 하늘에는 천사들이 가득하여, 한 아기의 탄생을 하늘과 땅이 함께 맞이하는 듯합니다. 조토는 이 장면을 장엄하게만 표현하지 않고 마리아가 아기를 바라보는 눈길, 홀로 생각에 잠긴 요셉, 아기를 돌보는 여인과 놀라 하늘을 바라보는 목자들의 모습을 통해 매우 인간적인 사건으로 그려냈습니다. 특히 마리아와 아기 예수가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은 이 작품의 가장 따뜻한 중심을 이룹니다. 하늘의 빛은 가장 낮고 작은 곳으로 내려왔고, 하나님은 인간의 품에 안길 만큼 작은 아기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