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자상(Madonna and Child)(1460-1465), 디리크 바우츠(Dieric Bouts), Statens Museum for Kunst 소장
이 작품은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묘사한 북유럽 르네상스 회화로, 배경은 아무 풍경도 없이 완전히 금빛으로 채워져 있어 보는 시선이 오직 두 인물에게 집중됩니다. 마리아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아래를 바라봅니다. 표정은 감정이 격하지 않고 아주 조용합니다. 차분하고 내면적인 분위기가 화면 전체 를 지배하며 중세 마리아를 상징하는 짙은 파란 망토가 화면 대부분을 감싸고 있습니다. 또한 파란색은 당시에는 매우 비싼 안료였기 때문에, 마리아의 존귀함을 나타내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아기 예수는 마리아 품 안에 거의 눕다시피 안겨 있습니다. 몸은 자연스럽고 실제 아기처럼 무게감 있게 표현됩니다.북유럽 화가들이 인간 몸을 아주 세밀하게 관찰했다는 점이 느껴집니다. 예수는 붉은 산호 목걸이를 손에 쥐고 있습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산호가 악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한다고 여겨졌습니다. 동시에 붉은색은 장차 있을 그리스도의 수난과 피를 암시하기도합니다. 아기의 시선은 마리아 쪽을 향해 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의 시선은 아기를 바라보기 보다는 아래를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면 안에는 단순한 모자 관계 이상의 묵상적인 긴장이 생깁니다. 얼굴 표현은 매우 섬세합니다. 얇은 눈꺼풀, 희고 매끈한 피부, 부드러운 입술이 극도로 조용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특히 이마가 넓고 얼굴이 길게 표현된 것은 당시 북유럽 미인의 이상형과도 연결됩니다. 이 그림에서는 손 묘사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마리아의 긴 손가락은 아기를 아주 조심스럽게 감싸고 있습니다. 손끝 표현에서 이 화가 특유의 섬세함이 드러납니다. 금빛 배경은 현실 공간이 아니라 천상의 공간을 의미하는데 이는 중세 성화 전통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기의 몸과 손, 천의 주름은 매우 현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중세와 르네상스 감각이 함께 섞여 있는 작품처럼 보입니다. 15세기 플랑드르 르네상스 특유의 정적이고 내 면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