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바라보다

예수를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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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소개03장 / 8쪽
성모의 초상을 그리고 있는 성 누가(Saint Luke Drawing the Virgin)(1435-1440), 로히어르 판 데르 바이던(Rogier van… — 성탄 미술 작품, 예수를 바라보다

성모의 초상을 그리고 있는 성 누가(Saint Luke Drawing the Virgin)(1435-1440), 로히어르 판 데르 바이던(Rogier van der Weyden), Museum of Fine Arts, Boston소장

화면 왼쪽에는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앉아 있습니다. 마리아는 아주 조용한 자세로 아기를 바라봅니다. 아기 예수는 몸을 비틀며 손을 움직이고 있는데, 실제 아기처럼 자연스럽고 생생합니다. 오른쪽의 남성은 누가입니다. 여기서 누가는 바울과 함께 다닌 의사이자 복음서 저자로 알려져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누가는 화가들의 수호성인으 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는 ‘성 누가가 성모를 직접 그렸다’는 전설이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전설일 뿐 시간상으로도 맞지 않습니다. 이는 상징적 장면에 가깝습니다. 누가는 무릎을 꿇고 작은 은필 같은 도구로 마리아를 스케치하고 있습니다. 그의 자세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경건한 예배자처럼 보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신성한 행위처럼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공간 표현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실내 뒤쪽이 크게 열려 있고, 강과 도시 풍경이 멀리 이어집니다. 북유럽 화가들은 이런 깊은 풍경을 매우 사랑했습니다. 창밖에는 아주 작은 인물 둘이 난간에 기대어 풍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멀리 성벽과 강, 건물들이 안개처럼 이어지면서 현실 세계가 끝없이 펼쳐지는 느낌을 줍니다. 바닥 타일도 기하학적 무늬가 정확하게 이어지며 공간의 깊이를 만듭니다. 초기 르네상스의 원근법 관심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마리아 뒤의 붉은 천 장식은 왕좌 같은 느낌을 만듭니다. 색채도 굉장히 섬세합니다. 마리아의 짙은 푸른 망토와 누가의 붉은 옷이 서로 강하게 대비됩니다. 반면 피부 표현은 아주 부드럽고 조용합니다. 로히어르 반 데르 베이던 특유의 특징도 잘 드러납니다. 인물들은 감정을 과장하지 않지만, 깊은 내면성과 경건함이 서려 있습니다. 선은 매우 정교하고, 손과 얼굴 표현은 거의 조각처럼 섬세합니다. 이 작품은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를 주제로 삼는 초기 유럽 회화의 중요한 예 중 하나가 되어 후대 화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